2000년 3월, 정체불명 고렙 유저의 출현으로 벌어진 혼란

2000년 3월, 정체불명 고렙 유저의 출현으로 벌어진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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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3월, 팝리니지에 처음 등장한 ‘정체불명 고렙 유저’에 대한 제보는 당시 리니지 전체 서버를 충격에 빠뜨렸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닉네임 ‘xX죽음의춤Xx’가 어느 날 용의 계곡 던전에서 등장했는데, 문제는 그의 레벨이 당시 기준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치였다는 것이다.

그 유저는 단 한 번의 공격으로 드레이크를 잡아내며 주변 유저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누군가가 팝리니지에 “죽음의춤, 해킹 유저 아님?”이라는 게시글을 올리며 논란은 시작됐다. 댓글에는 “방금 얘가 나 한방에 보냄;;”, “몬스터보다 쟤가 더 무서움” 같은 목격담이 계속해서 달렸다.

이내 죽음의춤은 아무런 말도 없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며 흔적을 남기지 않았고, 유저들은 “이건 NPC가 유저로 위장한 게 아닐까?”라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심지어 일부 유저는 그를 GM 계정이라고 주장하며, 게임사 내부 유출 계정설까지 떠올랐다.

이 와중에도 죽음의춤은 각 지역에 간헐적으로 나타났고, 그때마다 리니지 전역은 난리가 났다. 팝리니지에는 그의 동선을 추적하는 글과 목격 시간표까지 등장했고, 심지어 “오늘 밤 10시, 죽음의춤 출몰 예측”이라는 예고글도 올라왔다.

어떤 유저는 그의 이름에 숨겨진 의미가 있다고 주장하며, “xX죽음의춤Xx는 고대 서버에서 삭제된 계정이 부활한 것이다”라는 괴담을 퍼뜨렸다. 점점 사람들은 진실보다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그의 등장만으로도 서버 전체가 멈춰버리는 현상이 반복됐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어느 날 그의 캐릭터가 갑자기 기란 마을 중앙에서 로그아웃하는 장면이 포착되면서다. 유저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주변을 포위했고, 다음 날 그 캐릭터는 다시는 접속하지 않았다.

게임사는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이는 오히려 더 많은 상상을 낳았다. 팝리니지에서는 “죽음의춤은 우리가 만든 유령이다”라는 회고형 글이 한동안 인기 게시물에 머물렀고, 이 사건은 ‘리니지 괴현상 3대장’ 중 하나로 꼽히게 되었다.

지금도 누군가 이상한 고렙 유저를 보면 유저들은 이렇게 말한다.
“죽음의춤 시즌2냐?”
“조심해. 얘도 한방 나올 수 있어.”
“팝리니지에 글 올리고 나면… 또 나타날지도 몰라.”